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쓴 단편소설 '사루가니갓센(원숭이와 게의 싸움)'을 일본어 원문과 한글번역으로 함께 실었다.
지역별로, 시대별로 다양한 버전으로 전해져 오는 일본의 옛이야기 '사루가니갓센'은 원숭이의 악행에 대한 게의 보복 이야기이다.
일본어를 공부히는 사람들은 물론 일본의 전래동화로 흔하게 접하게 되는 이 이야기는 소설가들에 의해 여러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개작되었다.
일본의 다이쇼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복수에 성공한 게의 가족들의 뒷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과연 법치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개인적인 복수라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같은 행동을 보는 각기 다른 계층의 사람들의 입장과 반응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나가다 보면 원숭이와 게의 행동이 단순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로만 읽혀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옛이야기가 주는 단편적인 선과 악의 구조가 해체되고, 게의 복수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이었는지 작가가 이끄는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이야기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보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芥川龍之介(1892~1927)
일본의 다이쇼 시대(1912-1926)를 대표하는 문학가.
도쿄대학교 영문학과 재학중 발표한 「코」가 일본의 대문호 나츠메 소세키의 격찬을 받으며 문단에서 활약했다.
대표작으로는 「라쇼몬(1915)」, 「코(1916)」, 「게사쿠 삼매경(1917)」, 「지옥변(1918)」, 「톱니바퀴(1927)」 등이 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사후 소설가 기쿠치 칸에 의해 현재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순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이 제정되었다.